농식품부, 2단계 방식 실무인력 양성
하반기 목표… 유명식당 인턴십 포함
외국인 교육생 대상 비자 완화 협의
신선 농산물·가공식품 수출 견인 기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가운데)이 올해 1월 국가 주도 한식교육기관 ‘수라학교’ 도입을 위해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식품부가 한식 세계화를 앞당기기 위해 국가 주도 교육기관 ‘수라학교’를 올해 하반기부터 운영한다. 전세계 한식 소비 확대를 통해 식재료인 케이(K)-푸드 수출 호조세를 이어나가겠다는 복안이다.
9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수라학교는 셰프 등 한식 실무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민관 협력형(1단계)’과 하이엔드 한식 전문가 육성 과정을 실시하는 ‘프리미엄(2단계)’ 등 2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민관 협력형의 경우 대학·기업·기관이 보유한 자원을 활용해 운영 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다음달부터 표준 커리큘럼 구축 작업을 시작하고, 오는 6월부터 민간 공모 및 지정 절차에 나선다. 본격적인 운영은 올해 9월로 잠정 예정됐다.
프리미엄 수라학교는 내년 설립을 추진한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우리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경석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관은 지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사전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추진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정 정책관은 “미국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프랑스 르꼬르동블루 등 해외 유명 요리학교 운영사례를 참고해 커리큘럼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도록 등록금은 유료로 운영하고, 내국인도 신청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지난해 12월 ‘케이(K)-푸드 수출 확대전략’을 발표하고, 수라학교 도입을 공식화한 바 있다. 한식을 배우고 소비하는 외국인이 늘어날수록 조리에 필요한 K-신선농산물, K-가공식품 등 수출도 증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해외에서 한식에 대한 교육 수요는 일부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가 2024년 미국 요리학교 CIA 학생 3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4.1%가 한식 과정 개설 시 수강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250명은 한식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식재료·식문화에 대한 관심도 피력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는 수라학교가 매력적인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각종 혜택도 제공한다. 교육과정에 국내 유명 한식당과 연계한 ‘인턴십 프로그램’을 포함하고, 실무능력 강화도 뒷받침한다.
또한 수라학교 커리큘럼을 이수한 교육생을 대상으로 ‘정부 인증 수료증’도 발급한다. 정 정책관은 “업계와 수라학교 운영을 위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수료증 발급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며 “요리사의 경우 어떤 곳에서 배웠는지 노출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공신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교육생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요건 완화도 추진한다. 기존 한식조리연수비자(D-4-5)의 경우 한국어능력, 조리경력 등 요구조건이 까다로워 현장 활용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법무부와 관련 요건 유연화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정책관은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현지 외국학교에 한식 강좌를 개설하는 큰 목표도 갖고 있다”며 “기본 운영방향은 수라학교 수료를 통해 한식당을 창업할 수 있는 실무인력을 배출하고, 세계에서 한식을 제대로 알리며 활동할 수 있는 영셰프 등 전문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수라학교가 한식 보전·전수를 위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또 이를 통한 한식 소비 확대가 ‘푸드테크’ 등 관련 전후방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우리 한식은 지역별로 김치나 장 담그는 방식 등이 다르고, 깊이감이 있지만 비공식적으로 전수되다 보니 단절우려가 있다”면서 “수라학교는 국가가 주도하는 만큼 관련 레시피와 비법들을 표준화하고, 후속세대까지 전수하는 역할도 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기원 월드푸드테크협의회장(서울대 교수)은 “한국 사람만이 아니라 한국이 키워낸 외국인도 한식을 잘해야 K-팝처럼 (우리 식문화의) 세계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전세계인이 한식을 소비하기 위한 조리도구, 외식기술도 필요하기 때문에 인공지능(AI) 등이 접목된 전후방산업 테크화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 세종 정영록 기자
등록: 2026. 03. 09.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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